[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인간극장'에서 경상남도 산청 산골 마을에 사는 박재관 목사의 이야기를 담았다.
5일 오전 방송된 KBS1 교양프로그램 '인간극장'은 '우리 같이 오래 사입시더' 1부로 꾸며졌다.
가을걷이가 한창인 경남 산청의 산골 마을. 자식들이 도시로 떠난 후 홀로 남은 7, 80대 노인들은 추수철만 되면 걱정과 한숨이 길어지는데. 그런데 이맘때면 어김없이 콤바인과 트랙터를 몰고 나타나 온 동네 논을 누비며 타작을 도맡아 해주는 이가 있다. 넉넉한 웃음이 참으로 사람 좋아 보이는 박재관(59) 씨다.
어디 그뿐인가. 전자제품이나 생필품이 고장 나면 마을 사람들은 망설일 것도 없이 박재관 씨를 찾는다. 손기술이 좋아 웬만한 물건은 뚝딱 고쳐내곤 해서 별명도 '맥가이버'다.
또 홀로 생활하는 노인들이 다치거나 쓰러지면 병원으로 모셔가는 것도 박재관 씨의 일이다.
언제라도 달려가 마을 사람들의 가려운 데를 긁어주는 박재관 씨. 그의 직업은 이 마을 작은 교회의 목사다. 잘 나가는 사업가였지만 IMF 때 사업에 실패한 후, 실의에 빠져 있던 그는 새로운 길을 선택했다. 뒤늦게 신학대학에 진학해서 목회자의 길을 걷기로 한 것이다. 바로 이곳 산청의 산골이 그의 첫 부임지였다.
그러나 마을 사람들이 처음부터 그를 반긴 건 아니었다. '이 산골 마을에 있어봤자, 얼마나 있겠어' 하는 생각으로 박재관 씨를 이방인 취급했던 마을 사람들. 하지만 친자식보다 더 살갑고 따뜻한 그가 10년째 이 마을에 뿌리를 내리는 걸 보며 마을 사람들의 마음도 서서히 열렸다.
추수철만 되면 이 마을에서 가장 바빠지는 박재관 씨. 우렁각시처럼 그새 일을 다 해놓았다. 누구보다 건강하고 부지런했던 아낙은 빗자루 쓰는 것조차 힘겨워하는 할머니가 됐다. 이에 박재관 씨는 직접 빗자루를 쥐고 땅을 쓸기 시작했다. 타작에 이어 빗자루 쓰는 것 까지. 박재관 씨의 손이 닿지 않는 곳이 없었다.
몸과 마음이 해마다 쇠약해지는데도 농사에서 손을 놓지 않는 어르신들. 평생 몸에 벤 일이니 반은 습관처럼, 반은 도시에 있는 아이들에게 주기 위해 짓는 농사였다. 박재관씨가 주로 하는 일은 타작이지만, 혼자 일하는 어른들을 보면 일을 가리지 않고 도왔다.
이른 아침부터 나가 일했지만, 수고비는 무료. 박재관 씨 아내는 이에 대해 '인간극장' 제작진에게 "간혹가다가 어른들이 식사를 사주겠다고 하는데 따라가면 안 된다. 그 분들의 형편이 어렵다. 식사 한 번에 2, 3만원 쓰면 힘들어 한다"고 했다. 받는 것 없이 주기만 하자는 것이 이 부부의 신념이었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KBS1 방송화면 캡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