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극장' 충남 청양 고택 노부부, 고택 떠나지 않는 이유
2018. 10.29(월) 08:02
인간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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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인간극장'에서 충청남도 청양에서 사는 노부부의 삶을 담았다.

29일 오전 방송된 KBS1 교양프로그램 '인간극장'은 '삶이 끝날 때까지' 1부로 꾸며졌다.

충청남도 청양군에는 은행나무 너머로 100년이 넘는 세월을 한자리에서 견뎌온 고택이 있다. 고즈넉한 풍경을 자랑하는 고택의 주인은 바로 이곳에서 태어나고 자란 84살의 임승팔 씨. 그의 집안은 마을의 고아들을 거두어 먹이고, 어려운 이들을 도우며 대대로 덕을 쌓아 온 집안이었다.

세월의 흔적이 곳곳에 묻어있는 이 고택에서 그는 거동이 불편한 아내 이영희(84) 씨를 5년째 보살피고 있다. 꽃다운 나이에 시집와, 시부모님까지 모시고 살았던 아내를 평생 고생만 시킨 것 같아 후회된다는 임승팔 씨. 아내와 함께하는 시간을 조금이라도 더 벌고 싶은 마음에 어머니를 요양원에 보내자는 자식들의 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기꺼이 아내의 손과 발이 되어주고 있다. 혹여 욕창이 생길까 싶어, 새벽에도 몇 번씩 자다 깨 아내를 일으켜 세우는 그의 지극정성은 주변 사람들도 놀랄 정도다.

하지만 최근 임승팔 씨는 아내에게 말할 수 없는 비밀이 생겼다. 얼마 전, 자신과 가장 닮았던 둘째 아들을 떠나보냈지만 아내가 큰 충격을 받을 것 같아, 아직 이 사실을 전하지 못한 것. 둘째 아들을 찾는 아내를 지켜보며, 그의 마음은 복잡하기만 하다. 세상에 존재하는 그 어떤 단어로도 표현할 수 없는 슬픔을 홀로 마음에 품고 있는 임승팔 씨. 그런 그를 힘 나게 하고, 웃게 해주는 건 역시 가족뿐이다.

무뚝뚝하지만 집에 올 때마다 부모님을 위한 요리를 해놓고 가는 큰아들과 애교 많은 막내딸, 그리고 임승팔 씨 부부가 마음으로 낳은 막내아들 내외가 그의 곁을 든든히 지켜주고 있다.

풍요로운 결실의 기쁨과 서글픈 쓸쓸함이 공존하는 계절 가을. 어느덧 들녘엔 가을의 흔적이 가득했다.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오래된 집에도 나른한 가을볕이 마당 가득 쏟아졌다.

고택의 주인인 임승팔 할아버지는 태어나고 자란 집을 지키며 살고 있다. 1년 36일,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하루도 거르지 않는 첫 일과는 함께 사는 식솔들의 아침을 챙기는 일이었다. 몇 걸음 떨어진 곳에 사는 또 다른 식구는 오리들이었다. 대문 밖을 지키는 식구들부터 챙기고 나면 이젠 대문 안엣 자기 차례를 기다리는 다음 타자들이 대기중이었다. 할아버지의 발자국, 목소리에 살갑게 반응하는 강아지들이었다.

임승팔 할아버지는 늘 기꺼운 마음으로 동물들을 보살폈다. 집 지켜줘 고맙고, 음식물 쓰레기 치워줘 고마운, 동물들 모두 임승팔 할아버지에게 고마운 가족이었다.

이후 임승팔 할아버지는 죽과 고기를 준비하고 안방으로 향했다. 아침상의 주인은 동갑내가 아내 이영희 할머니였다. 5년 전, 고관절을 다치면서 이영희 할머니는 꼼짝없이 침대에 발이 묶이고 말았다. 그 세월동안 아내의 손발이 되어 온 임승팔 할아버지.

금방 털고 일어나리라 믿었지만, 두 번의 수술과 임승팔 할아버지의 간호에도 이영희 할머니의 증세는 나아지지 않았다. 잠시 뒤, 임승팔 할아버지는 마루를 닦으며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마루를 닦을 수 있으면 다행이다. 먼지는 걸레로 닦아야 깔끔하고 개운하다"고 했다. 집안 청소도 임승팔 할아버지의 주요 일과였다.

노인 한 명이 돌보기에는 너무 낡고 너무 오래된 집이었다. 태어나고 자란 집. 고택은 임승팔 할아버지에게 먹고 자는 집 이상의 의미였다. 임승팔 할아버지는 "정확한 연대는 알 수 없지만 분명히 100년은 넘었다. 한 120년 됐을 것 같다"고 고택에 대해 이야기했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KBS1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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