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극장' 한원주, 최고령 의사의 신념 "살아 있는 동안 기쁘게 살자" [시선강탈]
2018. 10.26(금) 08:20
인간극장 한원주
인간극장 한원주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인간극장'에서 93세의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경기도 남양주에서 현역 의사로 활동 중인 한원주 의사의 이야기를 담았다.

26일 오전 방송된 KBS1 교양프로그램 '인간극장'은 '93세 닥터 한과 인생 병동' 5부로 꾸며졌다.

93세, 남들은 이미 세상을 떴거나 뒤로 물러나 여생을 흘려보내고 있을 나이. 하지만, 아직도 현역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국내 최고령의 의사가 있다. 바로 남양주에 위치한 요양병원의 닥터, 한원주(93) 선생님.

의사 생활만 70여 년, 살아온 생 대부분을 환자들과 함께한 그는 일제강점기 시절, 의사였던 아버지와 선생님이었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1949년, 경성의학여자전문학교를 졸업한 후 물리학자였던 남편을 따라 미국에서 내과 전문의를 따고 10년간 내과의로 활동했고, 한국으로 돌아와서도 환자들이 줄을 설만큼 유능한 개업의로서 돈도 벌 만큼 벌었다.

하지만 남편의 뜻하지 않은 죽음을 계기로 잘 나가던 병원을 접고, 어려운 사람의 몸과 마음을 치유한 지도 어언 40년. 그리고 지금은 죽음을 앞둔 동년배들이 있는 요양병원에서 10년째 내과 과장으로 일하고 있다.

아흔이 넘어 무슨 진료냐며 불신의 의혹을 보내는 이들도 있지만, 천만의 말씀. 한원주 선생님은 환자들이 가장 사랑하는 의사다. 아픈 몸만큼 삶의 의욕도 줄어만 가는 고령의 환자들에게 말동무가 되어주고, 위로해주고, 공감해준다.

일평생 '나'보다 '남'을 위하는 삶을 사는 한원주 의사는 의사로서의 소명을 넘어 거룩한 봉사 정신을 잇고 있다.

혈관성 치매 질환을 앓고 있는 한 할머니. 평소엔 잠잠하다가 재활 치료 시간 고집을 부려 사람들을 난감하게 했다. 이에 병원에 상주해 간병 중인 딸은 한원주 의사에게 넋두리를 했다.

딸은 "엄마가 공상이 많으시니까 공상하지 말고 걸어다니라고 했다"고 했다. 이에 한원주 의사는 딸에게 "그래도 요즘 헛소리는 안 하는 것 같다"고 했다. 딸은 그런 한원주 의사에게 어머니의 치매 증상을 전했다. 이처럼 한원주 의사는 병원 사람들이 지치고 힘들 때 기대는 아름드리 나무와도 같은 존재였다.

이후 한원주 의사는 "늙으면 죽어야지"라고 말하는 환자에게 위로의 말을 건넸다. 한원주 의사는 "사람이 죽는 건 다 때가 있다. '살아야지, 살아야지' 해도 영원히 사는 것이 아니다. 살아 있는 동안 기쁘게 살아야 한다"고 했다.

한원주 의사의 조언에도 환자는 좀처럼 기운을 내지 못했다. 한원주 의사가 돌아가고, 환자는 '인간극장' 제작진에게 "내가 이렇게 오래 살지 몰랐다. 내 친구들은 다 죽었다"고 비관적인 모습을 보였다.

창밖의 잎새는 아직 무성한데, 벌써 희망을 버린 건 아닌지. 한원주 의사는 의사로서 난감했다. 한원주 의사는 "의사가 할 수 있는 부분이 있고, 환자가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의사의 역할은 20%밖에 안 된다. 환자가 생활습관을 바로 잡는 것이 치료의 80%를 차지한다"고 했다.

환자를 살핀 뒤 밖으로 향한 한원주 의사는 깊은 사유에 빠졌다. 한원주 의사는 "사람이 움직이게끔 되어 있고, 일하게끔 되어 있는 것이 하나님이 그렇게 만들었다. 안 믿는 사람은 모르겠지만 우리는 환자들을 보며 느낀다. '자기가 할 것은 스스로 해야만 건강을 지키는구나' 하는 거다"라고 했다.

소풍 같은 인생 떠나는 날, 잘 살았는가 못 살았는가는 결국 각자 하기 나름이라는 한원주 의사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KBS1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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