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내 뒤에 테리우스'가 반환점을 돌았다. 화려한 첩보 액션부터 유쾌한 일상물, 설레는 멜로가 종합 선물세트처럼 펼쳐지는 이야기에 배우 소지섭과 정인선을 신의 한 수처럼 더해 월화드라마 정상을 차지한 '내 뒤의 테리우스'가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까.
지난달 27일 첫 방송을 시작한 MBC 수목드라마 '내 뒤에 테리우스'(연출 박상훈·극본 오지영)가 24일 17, 18회 방송을 앞두며 32회 여정 중 전반전을 마무리 지었다.
'내 뒤에 테리우스'는 연일 9% 이상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지상파 월화드라마 강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18일 방송된 16회는 자체 최고 시청률인 9.5%(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인기 비결은 무엇인지, 2막에서 펼쳐질 관전 포인트는 무엇일지 살펴봤다.
◆ 선(善)하기에 매력적인, 현실 속 판타지
'내 뒤에 테리우스'는 남편이 우연히 살인 현장을 목격하고 죽임을 당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첩보전에 얽히게 된 쌍둥이 엄마 고애린(정인선), 고애린과 우연히 얽히며 그를 보호하기 위해 정체를 드러낸 전설의 블랙요원, 코드명 테리우스 김본(소지섭)의 이야기를 그린 극이다.
첩보물을 표방하고 있지만, '내 뒤에 테리우스'의 배경은 거창한 외교 무대나 거리 뒷골목이 아닌 평범한 아파트 단지와 가방 매장이다. 킹캐슬 아파트 주민들의 지역 모임 KIS(Kingcastle information System)가 때로는 국정원의 작전을 능가하는 속도를 발휘하고, 아파트 안의 소소한 사건과 국정원이 개입해야 하는 거대한 음모가 대비되며 색다른 재미를 자아낸다. 뒤이어 평범해 보이는 가방 매장 뒤에 드러난 국정원 요원들의 비밀 기지와 영화를 방불케 하는 액션 신이 펼쳐지는 순간, '내 뒤에 테리우스'는 일상물과 첩보물의 경계를 허물며 현실 속으로 판타지를 끌어들인다.
전설의 블랙요원으로 등장하는 김본은 카리스마를 모두 내려놓고 킹캐슬 아파트의 일원이 된다. 육아도우미를 자처하며 고애린의 두 쌍둥이를 돌보기도 한다. 아이들과 씨름하다 녹초가 된 김본이 졸고 있는 모습은 실제 아이들을 돌보는 부모의 짠한 모습을 담은 '웃픈' 순간이며, 김본의 도움을 받아 구직에 나선 고애린이 녹록지 않은 재취업의 어려움을 고스란히 느끼는 모습은 경력단절 여성의 현실을 고스란히 반영하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기도 한다.
전작인 데뷔작 '쇼핑왕 루이'에서도 선한 인물들이 등장해 꾸려나가는 '착한 드라마'를 써낸 오지영 작가는 이처럼 '내 뒤에 테리우스'에서도 특유의 따뜻한 시선을 코미디에 버무려 시너지 효과를 냈다. 재치 넘치는 상황들로 코미디를 강조하고, 그 안에 팍팍한 우리네 일상을 녹여냄과 동시에 거대한 첩보전을 일상으로 끌어오는 필력은 곧 애청자를 양산하는 일등 공신이다.
◆ '전천후 배우' 소지섭, '믿고 보는' 정인선
오지영 작가가 잘 짜인 극본으로 기틀을 잡았다면, 주인공 소지섭과 정인선은 제 옷을 입은 듯 완벽하게 캐릭터를 소화하며 시청률 견인의 일등 공신이 됐다.
소지섭은 김본과 테리우스를 아우르는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을 제대로 유인했다. 그간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여러 번 선보였던 카리스마 넘치는 요원의 모습에 로맨틱 코미디에서 종종 볼 수 있었던 소지섭 표 코믹 연기가 어우러졌다. 여기에 두 쌍둥이와 함께 하는 '베이비시터'라는 파격적인 설정이 더해지니, 아이들과의 '케미'가 돋보이는 소지섭의 새로운 모습이 매회 눈길을 끌고 있다.
후줄근한 운동복을 입고 아이를 돌보던 소지섭이 한순간에 테리우스로 변신하는 순간 역시 시청자들의 마음을 뒤흔드는 순간이다. 이미 여러 전작을 통해 검증이 끝난 화려한 무술 실력을 뽐내며 총격전, 거리 추격신, 카 체이싱까지 다양한 장르의 액션을 펼쳤다. 소지섭이 베이비시터 김본과 블랙요원 테리우스를 유연하게 오가는 순간, 킹캐슬 아파트의 일상과 긴장감 넘치는 첩보 전쟁 역시 성공적으로 어우러지며 극의 완성도를 높였다.
정인선의 고애린은 가히 '인생 캐릭터'라 부를 만하다. 두 아이를 키우는 생활력 강한 어머니의 모습부터 사랑스러운 매력을 드러낸 여인의 모습까지 무한한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몸을 사리지 않는 코믹 연기부터 깊은 감정 연기까지 소화하는 폭넓은 연기력은 소지섭과의 러브라인까지도 설렘 가득하게 그려내며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 '내 뒤에 테리우스' 후반전, 눈 여겨볼 '떡밥'들
이야기가 중반을 넘어섰지만 '내 뒤에 테리우스'에는 아직 회수되지 않은 '떡밥'들이 많이 남아있다. 우선 국정원에 추격당하다가 강물로 몸을 던진 테리우스가 어떻게 내부첩자라는 자신의 누명을 벗길지가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테리우스가 자신의 과거 연인을 죽이고, 자신을 내부 첩자로 몰아간 배후를 밝힐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악역인 진용태(손호준)가 어떤 행보를 밟을지도 궁금증을 자아낸다. 그의 회사였던 J인터내셔널이 공중분해됐고 진용태 본인마저도 배후 세력에게 제거당할 대상이 되면서 목숨이 위태로워진 상황이다. 자신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 진용태가 고애린을 납치한 상황에서 고애린이 어떻게 위기를 벗어날지, 진용태의 정체와 그를 버린 배후 세력의 정체도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남은 4주 동안 풀어나갈 이야기가 많은 '내 뒤에 테리우스'. 남아있는 이들의 이야기가 더 많은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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