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극장' 한원주, 93세 최고령 의사 "6.25 전쟁 당시 야전 병원서 탈출" [시선강탈]
2018. 10.23(화) 08:15
인간극장 한원주
인간극장 한원주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인간극장'에서 93세의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경기도 남양주에서 현역 의사로 활동 중인 한원주 의사의 이야기를 담았다.

23일 오전 방송된 KBS1 교양프로그램 '인간극장'은 '93세 닥터 한과 인생 병동' 2부로 꾸며졌다.

93세, 남들은 이미 세상을 떴거나 뒤로 물러나 여생을 흘려보내고 있을 나이. 하지만, 아직도 현역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국내 최고령의 의사가 있다. 바로 남양주에 위치한 요양병원의 닥터, 한원주(93) 선생님.

의사 생활만 70여 년, 살아온 생 대부분을 환자들과 함께한 그는 일제강점기 시절, 의사였던 아버지와 선생님이었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1949년, 경성의학여자전문학교를 졸업한 후 물리학자였던 남편을 따라 미국에서 내과 전문의를 따고 10년간 내과의로 활동했고, 한국으로 돌아와서도 환자들이 줄을 설만큼 유능한 개업의로서 돈도 벌 만큼 벌었다.

하지만 남편의 뜻하지 않은 죽음을 계기로 잘 나가던 병원을 접고, 어려운 사람의 몸과 마음을 치유한 지도 어언 40년. 그리고 지금은 죽음을 앞둔 동년배들이 있는 요양병원에서 10년째 내과 과장으로 일하고 있다.

아흔이 넘어 무슨 진료냐며 불신의 의혹을 보내는 이들도 있지만, 천만의 말씀. 한원주 선생님은 환자들이 가장 사랑하는 의사다. 아픈 몸만큼 삶의 의욕도 줄어만 가는 고령의 환자들에게 말동무가 되어주고, 위로해주고, 공감해준다.

일평생 '나'보다 '남'을 위하는 삶을 사는 한원주 의사는 의사로서의 소명을 넘어 거룩한 봉사 정신을 잇고 있다.

93세에 현역 의사로 활동 중인 한원주 의사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출근할 정도로 정정하다.

또한 한원주 의사는 틈만 나면 기부를 실천하며 나눔의 행복을 느끼고 있었다. 의사로서 엄청난 재산을 모았던 아버지가 사망할 당시 모든 재산을 사회에 환원한 것을 보고 자란 탓이었다.

이에 한원주 의사는 집안 내력이든 혜택 받은 사람으로서 사회에 돌려주고 싶은 마음이든 현재의 삶에 만족했다. 치료를 하며 보람된 삶을 살고 베풂을 통해 기쁨을 얻으면 그거야 말로 이득을 따질 수 없는 행복이었다.

한원주 의사는 인지장애가 있는 동갑내기 환자를 찾았다. 환자와 의사, 동갑내기 두 사람의 운명이 얄궂다.

진료를 마치고 퇴근 준비를 하는 한원주 의사. 한원주 의사는 환자들의 입원실 옆 작은 공간을 숙소로 쓰고 있었다. TV는 거의 안 보지만 뉴스는 꼭 챙겨 봤다. 이에 한원주 의사는 남북 관련 뉴스를 보던 중 6.25 전쟁에 대해 말했다. 그는 "당시 수도극장에서 영화를 보고 있었는데 북한군이 급습해서 내려왔다고 했다. 그날이 25일인데 27일에 서울이 완전히 점령됐다.

6.25 전쟁당시 신혼 6개월차 새댁이었던 한원주 의사. 한원주 의사는 피난도 못 가고 의사라는 신분에 국군야전병원에 차출됐다. 이에 한원주 의사는 "못 간다고 손을 들었다. 내가 번득 생각하기를 '저는 지금 임신 초기라 힘들어서 제가 가면 다른 사람에게 폐를 끼칠 것 같다'고 했다. 그러니까 기다리라고 하더라. 아무리 제가 바보 같아도 죽을 고비가 앞에 닥쳤는데 도망 안 가면 되겠나. 그래서 도망갔다"고 했다.

한원주 의사는 "남편과 따로 따로 탈출에 성공했다. 지금까지 저는 살아 있지만 남편은 그렇게 됐다"며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을 추억했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KBS1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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