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이기은 기자] 사랑의 시작점이야 이런들 어떠하며 저런들 어떠할까. 단지 방송 콘셉트에 의한 계산된 상황극만은 아니었다. 배우 이필모와 서수연이 현실 커플로 거듭나며 행복을 자체 구현하는 동시에, 때 아닌 시청자들의 멜로 판타지마저 십분 충족시켰다.
배우와 일반인 커플이 어디 그리 흔할까. 사랑에 용감한 또 한 쌍의 남녀가 공식 연인 관계로 발전하며 세상의 따뜻한 축하메시지를 이끌어내고 있다. 종합편성채널 TV조선 예능프로그램 ‘연애의 맛’에 출연 중인 이필모와 소개팅녀 서수연은 지난 18일 방송분에서 공식 커플로 본격적인 교제를 시작했다.
애초 방송을 통해 성사된, 다소 부담스러울 수도 있는 소개팅이었다. 배우로 인지도를 쌓아온 이필모는 그간 브라운관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해오며 자신만의 연기 영역과 스타성을 구축해온 케이스다. 하지만 커리어와 별개로 사생활에선 여전히 싱글인 그였다. 그런 이필모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인생의 동반자였던 터.
이필모로선 방송 출연을 넘어 자신의 짝을 찾아나서는 실제적 도전으로서 ‘연애의 맛’이 특별한 의미로 다가섰다. 그와 만남을 갖게 된 일반인 서수연은 미모와 능력을 겸비한 1988년생 재원으로 알려져 있다. 1975년생 이필모와는 13살의 큰 나이차임에도, 그는 방송 내내 편안하면서도 사려 깊은 성향을 은연 중 드러내며 시청자들의 조용한 응원을 받아왔다.
이날 방송에서 이필모와 서수연은 둘만의 서울대공원 데이트를 즐겼다. 대개 여성이 도시락을 싸온다는 편견을 떠나, 이필모는 자신이 손수 싼 달걀 김밥 도시락을 준비해왔다. 서수연이 민망하지 않도록, 서수연처럼 입안 가득 음식을 넣고 사진 요청을 하는 이필모의 세심한 면면이 돋보였다. 자신보다 한참 어린 여성을 배려하는 이필모의 매너이자, 나아가 사람을 진심으로 대할 줄 아는 이필모의 인간성을 인증하는 대목이기도 했다.
유명하지만 어딘가 나사 하나가 빠진 듯한 40대 남자연예인은 한국 예능을 주재하는 대표 캐릭터였다. 그런 그의 보완재로서 여자는 '꽃병풍'으로 소모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예상을 벗어나지 않게도, '연애의 맛' 역시 열 몇 살가량의 나이차가 있는 어린 여성과 40대 남자연예인을 엮어낸다는 발상으로 인해 사실상 시청자들의 불편감을 유발하기도 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연애의 맛’은 관계에 충실할 줄 아는 이필모의 인간성에 기댈 수 있게 됐다. 이필모와 서수연의 진심 어린 교류로 말미암아, 남성과 여성 인권의 형평성이 맞지 않은 한국 예능의 자체 한계를 다소 상쇄시킨 것이다.
실제로 사람을 대하는 이필모의 진심이 방송 곳곳에서 증명됐다. 젊은 여자라는 좋은 조건을 투영하거나 계산하는 것이 아닌, 서수연이라는 한 사람에게 정말로 호감을 갖게 된 한 남자의 심리가 시청자들을 감화시키곤 했다. 공교롭게 이필모는 지난 17일 출연한 MBC 예능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서도 '연애의 맛'이 결코 상황극이 아님을 강조했다.
“진심으로 (방송을) 하고 있다”는 이필모의 심경 고백이 비단 시청자들을 지극히 의식한 방송용 발언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서수연도 같은 마음이냐는 질문에 “그런 것 같다. 눈빛을 보면 안다”라고 조심스레 확신한 이 40대 노총각의 성과는 시청자들을 안도하게 만들었다.
사람에게 진심으로 다가선들 그 진심이 100% 보상받으며 결실을 맺는 일이 흔할까. 운과 노력이 동시다발적으로 통한 케이스일 것이다. 이필모는 서수연과 교제를 시작하며 1단계 고비를 넘어섰다. 서수연의 진심도 어느 정도 공증됐다.
전 국민이 지켜보는 프로그램 내 카메라가 돌아가는 만큼 두 사람의 부담감도 만만치 않을 테다. 그러나 이를 감안하고서라도 서로를 기꺼이 안고 가겠다는 의지는 뚜렷해 보인다. ‘진짜 사랑’이 흔치 않은 세상 속, 사람과 사람 사이의 호감이 비로소 사무치는 애정으로 확장된 좋은 예다.
[티브이데일리 이기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신정헌 기자, TV조선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