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인간극장'에서 마상무예에 빠진 한 가장의 이야기를 담았다.
16일 오전 방송된 KBS1 교양프로그램 '인간극장'은 '우리 집에는 고수가 산다' 2부로 꾸며졌다.
충남 아산, 비범하게 택견 스텝을 밟으며 숲 속에서 활시위를 당기는 남자, 박범남(51)씨. 그는 어린 시절, 이소룡을 꿈꾸던 태안의 시골 소년이었다. 체육관 하나 없는 시골에서 산 속에 아지트로 토굴을 만들고, 나무 사이를 뛰어다니며 무림 고수를 꿈꿨다. 젊었을 때부터 합기도, 유도, 택견 등 맨손 무술을 전전하다가 서부 영화에서 드넓은 초원을 달리는 말에 대한 로망을 키운 뒤로 마상무예에 빠지게 된 범남씨. 무협지에 나올 법한 초야의 무림고수가 되고 싶었지만 어쩌다보니 어여쁜 도시 아가씨를 만나 삼남매를 낳고 이제는 다섯 식구의 가장이 됐다.
날쌘 몸짓으로 각종 무술에 능통한 이 남자를 꼼짝 못 하게 휘어잡은 아내 임주연(46)씨. 범남씨와 달리 서울에서 나고 자란 '강남 여자' 주연씨는 자연 친화적인 삶을 동경해 숲해설사 일을 하다가 지금의 남편을 만났다. 정반대의 두 사람이지만 자연에서 살고 싶다는 삶의 결이 맞아 산골로 들어왔다. 어릴 때부터 원했던 말을 키우게 되면서 마상무예를 시작한 고수 아빠를 둔 덕에 삼남매 해민(16), 해랑(13), 해온(10)이도 걸음마를 떼면서부터 말 타기를 배우기 시작했다. 온 가족이 다함께 무예 대회에 나가는 게 꿈이라는 범남씨. 범남씨의 가족은 조용한 산골에서 자연을 벗 삼아 소탈한 삶을 누린다.
쓰지 않는 텔레비전을 천으로 덮어놓고 숲을 놀이터 삼아 지내는 삼남매. 가을 하늘이 높아지면 동네 할머니들과 경쟁하며 밤을 줍고, 나무집을 짓고, 칡덩굴을 손질해서 장난감을 만든다. 무술 연습이라는 이름하에 아빠와 레슬링 한 판, 때로는 다섯 식구 출동해 숲 속에서 칼싸움을 하고 놀기도 한다. 각종 무술을 연마하며 혼자만의 삶을 살던 범남씨. 결혼 후, 가장으로서의 책임감이 덮쳐오는 현실 사이에서 아이들을 위해 목수 일을 하며 생계를 꾸려나갔다. 이제는 자신만의 삶보다는 아이들을 위해 살기 시작한 범남씨. 학업이나 현실에 치여 하고 싶은 일을 놓치지 않도록, 아이들에게 최선의 환경을 만들어주었다. 그 덕에 삼남매는 누구보다 몸과 마음이 튼튼하게 자라고 있다.
박범남씨는 "말은 사람과 별개다. 그래서 사람이 말을 조종하고 제어하지만 상황에 따라서 말이 돌발적인 행동을 할 수도 있어 위험 요소가 있다. 자동차는 일단 기계이고 운전자가 제어할 수 있어서 제 입장에서는 말보다 차가 안전하다"고 했다.
이에 박범남씨는 마상 활쏘기 연습을 위해 달리는 차에 매달렸다. 걱정하는 아내에도 박범남씨는 말보다 차가 안전하다며 안심시켰다.
고수의 길은 멀지만, 고수의 아내도 막막하긴 마찬가지다. 임주연 씨는 박범남 씨가 잃어버린 화살을 찾아나섰다. 어쩌면 고수보다 고수의 아내가 더 힘든 훈련이었다.
이젠부턴 수고한 아내를 위한 시간이었다. 승마 복장을 갖춰입은 임주연 씨에게 '인간극장' 제작진은 "멋있다"고 극찬했다.
결혼 전분터 승마를 좋아해 온 임주연 씨다. 이에 박범남씨는 "바람이 있다면 온 가족이 '말타고 활쏘기' 대회에 나가는 것이다"라고 했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KBS1 방송화면 캡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