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병맛' 넘치는 일본의 애니메이션 실사 영화, '은혼'이 한국 극장가의 문을 두드렸다.

6일 오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영화 '은혼'(감독 후쿠다 유이치) 내한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오구리 슈운, 후쿠다 유이치 감독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은혼'은 우주인과 공존하게 된 에도 막부 말기에 나타난 신비한 힘을 가진 불멸의 검 홍앵의 행방을 쫓는 긴토키, 신파치, 카구라 해결사 3인방의 '병맛' 넘치는 모험을 그린 작품이다. 소라치 히데아키의 동명 원작 만화를 원작으로 한 실사판 영화다. 오구리 슈운이 주인공 긴토키 역을 맡았고 신파치 역에 스다 마사키, 카구라 역에 하시모토 칸나가 캐스팅 됐다.

간담회 현장은 '은혼'만큼이나 유쾌한 두 사람의 농담 속에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한국에 온 소감을 전한 오구리 슈운과 후쿠다 유이치 감독은 이날 '은혼'을 각각 출연하고 연출하게 된 계기, 한국 팬들과의 만남을 앞둔 소회 등을 털어놨다.

후쿠다 유이치 감독은 "'은혼' 원작의 인기가 굉장히 많은데, 원작을 모르는 분들도 납득할 만한 호화 캐스팅으로 무장했다"며 "한국의 장재욱 무술감독님이 협력해 주신 덕에 정말 멋진 액션신도 만들 수 있었다. 일본의 많은 분들께서 납득할 만한 작품이 나왔기에 히트로 이어진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소회를 전했다.

이 같은 흥행에 힘입어 '은혼'은 현재 속편 제작 중에 있다, 후쿠다 유이치 감독은 "오구리 슈운은 '은혼'에 더 이상 출연하고 싶지 않다고 하지만, 그게 뜻대로 되겠느냐"고 말해 오구리 슈운의 속편 출연을 암시, 기대를 더했다.

그의 말대로 '은혼'은 올해 개봉한 일본 실사 영화 중 흥행률 1위를 기록한 인기작이다. 이에 오구리 슈운은 "'은혼'은 일본에서도 꽤 새로운 장르였는데, 그걸 일본 관객 분들이 받아들여 많이 봐주신 것이 기쁘다. 하마터면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이하 '너의 췌장')에 올해 실사영화 흥행 1위 기록을 빼앗길 뻔했는데, 한국에서도 그 작품이 인기가 많더라. 아무래도 한국에서는 '너의 췌장'에 질 것 같다"고 농담해 주위의 웃음을 자아냈다. '너의 췌장'은 한국에서 46만 관객을 동원하며 반짝 흥행했다.

이어 오구리 슈운은 "'은혼'이 실사영화 넘버 원이라니, (일본이) 이런 나라가 괜찮은 것인가 생각이 든다"며 농담을 하는가 하면 갑자기 "일본에서는 '신칸센'이라는 제목으로 '부산행'이 개봉했는데, 나도 '부산행' 같은 영화에 출연하고 싶다"며 뜬금없는 자기 홍보에 나서 웃음을 더하기도 했다.


오구리 슈운과 후쿠다 유이치 감독의 만담 같은 대화는 곳곳에 개그 코드가 숨어있는 '은혼'의 연장선상 같았다. 영화 '변태가면' 시리즈와 심야 코미디 드라마 '용사 요시히코' 시리즈로 마니아 층을 보유한 후쿠다 유이치 감독은 "원작자 분이 '용사 요시히코'를 보시고 내 작품 스타일을 마음에 들어하셨다더라. 내 스타일과 원작자의 코미디가 운 좋게도 같은 방향이어서 이 작품이 좋은 결과를 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구리 슈운 역시 코미디에 주력했다고 말했다. "평소 만화 캐릭터를 연기하는 일이 정말 많았고, 그래서 긴토키를 연기하기가 어렵지는 않았다. 다만 웃음을 주기 위해서는 시간의 공백을 만들고 리듬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 일이 익숙지 않아 감독님의 도움을 받았다"는 것. 오구리 슈운은 "정말 한심한 영화지만, 그 한심함을 즐겨달라. 그 '한심함'을 위해 우리는 여름 내내 열심히 촬영을 했다"고 말하며 작품에 대한 기대를 당부했다. 7일 개봉.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송선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