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사회, 나라다운 나라, 장미대선을 치르며 많이 거론된 표어들이다. 어떤 표현이 사람들 입에 많이 오르내린다는 건 당시 사회의 결핍된 부분을 의미하기 때문이라던데, 그만큼 우리가 비정상적인 사회 속에서 살아왔다는 것이다. 그 세기가 얼마나 강했냐면, 비정상인 것이 정상이라고, 정상인 것들이 비정상이라고 생각될 정도였다.

몇 사람도 아니고 다수의 사람들, 즉, 대중의 사고방식 자체를 바꾸었다는 소린데 이러한 사회의 분위기 혹은 방향성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 우선 그 중심에 소위 영향력 깨나 있다는 유명인(지성인에서부터 연예인, 정치인 등등 말과 행동에 힘이 있는 사람들은 다 포함된다)이 존재한단 사실은 자명하다.

유명인이란 군의 특성 상, 이들이 스스로의 삶이나 사회를 대하는 방식, 사회가 이들을 대하는 태도는 좋든 싫든 보통의 우리들에게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보통의 우리들이 여러 의미로 그들을 삶의 지표로 삼는 까닭이다. 그래서 더더욱 자리만큼의 책임감이 요구됨에도, 이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사람들은 본인의 어리석고 이기적인 욕망을 채우기 위해 권리만을 내세우기 마련이다.

사회 또한 이를 저지하고 비난하기보다 힘에 의해 끌려 다니기 바빠, 모든 사람이 아닌 일부의 어긋난 욕망만을 제도에 반영하니, 비상식이 상식이 되고 상식이 비상식이 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사실 상당히 비정상적인 경우다. 보통은 이렇지 않아야 하는 게 옳다. 하지만 요 근래 우리가 겪은 사회는 비정상적이고 옳지 않은 기능이 최대한으로 발현된 모습이었다.

국가원수와 비선실세가 결탁하여 국정을 농단했고 그 속에서 수백 명의 국민이 무력한 죽음을 맞이하는 일이 벌어졌다. 각종 특혜와 비리가 난무하여 청년들은 정상적인 방법으로 행복을 추구할 의욕을 잃어버렸다. 정당하지 못한 방법으로 유리한 고지를 획득하고 잘못을 저질러놓고도 사과하지 않으며 분명한 죄목이 있음에도 합당한 처벌을 받지 않는, 위선과 가식으로 버무려진 자들과 이상한 걸 이상하지 않게 만들고 문제가 있는데도 바로잡지 못하는 사회의 존재, 이 앞에서 정상적인 삶을 추구하는 사람이 오히려 이상하게 느껴질 정도다.

지난 2일 그룹 빅뱅의 멤버 탑(최승현)이 대마초 흡연 혐의로 적발되는 일이 있었다. 흥미로운 대목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리 놀라워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그의 소속사 YG 엔터테인먼트에선 워낙 잦은 일이었고 처벌도 생각보다 무겁지 않게 받아내곤 했으니까. 전혀 이상할 것 없는 당연한 일처럼 받아들여졌다고 할까. 뜬금없는 화제 전환 같겠지만 이 일처럼 그동안 우리가 처했던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가 없다.

스타, 그것도 월드스타라는 거대한 유명인의 위치에 있는 사람이 마약을 흡입한다. 그러고선 마땅한 처벌을 받지 않음은 물론 흡족할만한 사과도 하지 않은 채 활동은 활동대로 재개한다. 상당히 비정상적인 경우이지만 대중 혹 팬들은 애써 생각해본다. 예술분야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은 흔히 마약도 하고 그런다더라, 잘못한 건 맞지만 직업군의 특성상, 성향상 어쩔 수 없다더라며 이해의 폭을 늘려주는 것이다.

여기서 끝나면 다행이지만, 비상식적인 상황은 몇 번이나 반복되고 이를 지켜보는 대중 혹 팬들의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어 본다. 아, 예술분야에 몸담고 있는 사람은 마약을 흡입해도 용서가 되는구나,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니까. 바로, 유명인이 가진 영향력으로 인해, 이상히 여겨야 할 경우가 이상하지 않은, 일반적인 경우로 바뀌는 순간이다. 놀랍게도 뜬금없고 상관없는 영역의 것이라 생각했던 이 문제에, 우리가 지금까지 목격하고 겪어 온 현 사회의 병폐가 축소되어 있었다.

더는 잘못된 방향성을 참아낼 수 없다는 국민들의 의지가 새로운 영향력을 선출한 덕분에, 현재 우리 사회는 비정상적인 것들의 최면에서 서서히 풀려가고 있는 중이다. 비정상적인 영향력으로 비틀려 있던 것들을 바로잡는 일부터 시작하고 있다. 그래서 더더욱 유명인의 비정상적인 죄목에 대한 합당한 처벌이 중요해지는 시점이다. 참 시의적절하게도 탑의 대마초 흡연 사건이 터진 것이고. 여전히 너그러운 사람들은 운이 나쁘다(탑에겐) 하겠지만, 어쩌면 그 동안 비상식적인 방법으로 묵인했던 문제가 비로소 정상적으로 해결될 기회를 만난 것인지 모르니 우리로선 운이 좋다 할 일이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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