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배우 이병헌과 손예진이 '영평상' 트로피를 나란히 들어 올리며 다시 한 번 배우로서의 진가를 입증했다.

8일 저녁 한국영화평론가협회(영평)가 주최하는 제36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이하 영평상) 시상식이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이날 시상식에서 이병헌은 '내부자들'(감독 우민호), 손예진은 '비밀은 없다'(감독 이경미)를 통해 각각 주연상에 해당하는 남자연기상, 여자연기상을 수상했다. 영평상은 1980년부터 한국영화평론가협회가 매년 그해의 우수한 영화 및 영화인에게 수여해 온 상이다. 매년 한국영화평론가협회 전체 회원들의 온라인 예심 투표를 통해 부문별 5배수 후보가 추천되고, 본심 심사회의(투표)에서 각 부문 수상자가 결정되는 등 투명하고 공정한 심사를 통해 수상자가 가려지는 권위 있는 시상식이다. 이병헌은 2005년 '달콤한 인생' 이후 11년 만에 영평상을 수상했고, 손예진은 2002년 '연애소설'로 신인여우상을 수상한 지 14년 만에 다시 영평상을 받게 됐다.

또한 지난달 부산에서 열린 부일영화상에 이어 또 한 번 같은 부문의 트로피를 손에 뒤며 평단의 한결같은 인정을 받고 있는 두 사람이기에 영평상 수상은 더욱 의미깊다.

이병헌, 손예진은 심사 기간 동안 세 편의 작품을 통해 관객들과 만나며 '열일' 했다. 먼저 이병헌은 지난해 개봉해 청불 영화임에도 707만 관객을 동원한 '내부자들'에서 정치 깡패 안상구를 맛깔나게 연기했고 이 결과물은 수상으로 이어졌다. 이어 올해 가을에는 김지운 감독과의 인연으로 특별 출연한 '밀정'에서 묵직한 존재감을 자랑했고, 할리우드 영화 '매그니피센트7'에서는 칼잡이 빌리를 연기해 전형적인 동양인 캐릭터에서 탈피한 새로운 캐릭터를 구현해내 관객들의 호평을 받았다.

손예진 또한 '소예진'이라는 별명이 생길 정도로 작품 활동에 몰두했다. 올 한 해에만 세 편의 영화가 개봉해 극장가에 걸린 것. 특히 영평상 수상이라는 기쁨을 안겨 준 '비밀은 없다'에서는 아이를 잃은 엄마 연홍 역을 맡아 극한의 감정을 연기해냈다. 이어 개봉한 '나쁜놈은 죽는다'에서는 카리스마 넘치는 여장부를 연기하며 또 한 번 변신을 꾀했고, 올 여름 극장가 빅4로 꼽혔던 '덕혜옹주'에서는 덕혜옹주 역을 맡아 소녀부터 노인까지 폭 넓은 나이대를 연기하며 연기 내공을 발휘하는 등 바쁘게 달려온 손예진이다.

영평상 트로피를 손에 쥔 두 사람 앞에는 이제 청룡영화상이 남아있다. 오는 25일 열릴 제37회 청룡영화상에서 이병헌은 '내부자들', 손예진은 '덕혜옹주'로 각각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 된 상황이다. 이병헌은 이미 '내부자들'로 두 차례 상을 받은 상태이며, 손예진은 '덕혜옹주'로는 처음 시상식에 노미네이트 된 상황이지만 '덕혜옹주' 역시 흥행과 평단의 호평을 동시에 잡은 작품이기에 수상이 유력하단 의견이다.

부일영화상, 영평상을 휩쓴 두 사람이 청룡영화상까지 접수하며 한 해를 화려하게 마무리할 수 있을지, 영화계의 이목이 집중돼 있다.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조혜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