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데뷔 40~50년차 이상의 ‘원로 가수’들의 귀환이 줄을 잇고 있다. 이는 최근 들어 두드러지는 현상으로 지난달만 해도 다양한 가수들이 새 앨범을 내거나, 콘서트 계획을 발표하거나,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등 다양한 형태를 통해 모습을 드러냈다.
우선 데뷔 55주년을 맞은 가수 윤항기(74)는 지난달 29일 서울 마포구 YTN 공개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6 윤항기 55주년 나의 노래, 나의 인생’이라는 제목의 콘서트를 예고했다.
지난 2014년, 신곡 ‘건정을 말아요’를 포함하는 55주년 기념 앨범을 냈던 윤항기는 “콘서트가 미뤄졌다”라며 “한국에서는 원로 가수들을 ‘뒷방에 있는 가수’라고 생각하는 게 늘 안타까웠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지난 1987년부터 신학 공부에 몰두, 목회자의 삶을 위해 30여년의 공백기를 가졌던 그이기에 이번 콘서트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도 높다. 1세대 로커이자 작곡가이기도 한 윤항기는 ‘별이 빛나는 밤에’ ‘장미빛 스카프’ 등의 히트곡을 발표했으며, 친동생인 가수 윤복희의 히트곡 ‘여러분’을 작곡하기도 했다.
가수 정미조(67) 역시 무려 37년 만에 새 앨범을 발매, 가수로 대중 앞에 섰다. 지난 달 24일 새 정규앨범 ‘37년’을 발매한 정미조는 재즈 등을 접목한 세련된 음악으로 다시 한번 주목 받고 있다.
지난 1972년 데뷔해 ‘그리운 생각’ ‘개여울’ ‘휘파람을 부세요’ 등 숱한 히트곡을 냈던 정미조는 지난 1979년 은퇴를 선언, 화가로 전향했다. 이후 파리 제 7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딴 정미조는 23년 동안 미대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다가 지난해 정년퇴임, 가수로 인생 3막을 열었다.
들국화 원년 멤버 조덕환(64) 역시 지난달 29일 5년 만에 새 솔로 싱글 앨범을 발표했다. 해당 앨범에는 조덕환이 직접 작사, 작곡한 타이틀곡 ‘파이어 인 더 레인’(Fire in the rain)과 수록곡 ’롱 메이 유 런‘(Long may you run) 등이 수록돼 있다.
1960년대 그룹사운드의 전설 파파스 밴드와 80년대를 주름잡은 그룹사운드 서울패밀리 역시 콘서트와 새 앨범으로 팬들을 찾는다. 오는 12일과 13일 ‘슈퍼밴드 콘서트 레전드&히스토리’ 콘서트를 앞둔 두 그룹은 최근 멤버 재편 후 연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렇듯 다양한 음악을 하는 ‘전설급’ 가수들이 여전히 일선에서 건재함의 과시하며 후배 가수들의 귀감이 돼주고 있다. 복귀 소식만으로도 대중의 관심을 한몸에 받으며 ‘스타’의 품격을 드러내는 중이다.
물론 일부에서는 이들이 하는 음악을 ‘과거형’으로 분류하며, ‘추억 팔이’를 돈벌이에 이용하려 한다는 혹평을 내리기도 한다. 그러나 이들의 들려주는 음악의 깊이와 진화하고 있는 무대는 단순히 ‘추억용’으로 분류하기에 무리가 있다는 의견들이 지배적이다.
이에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모습으로 후배들에게 선배 가수로서 보여줄 수 있는 올바른 길을 제시해주고 있다는 긍정적인 반응들이 이어지고 있다.
대중음악평론가 홍성규씨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새로운 음악, 새로운 장르가 나오지 않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는 식상한 느낌마저 준다. 공장에서 찍어내는 듯한 느낌으로 유심히 보지 않으면 구분하기도 어려울 정도”라고 최근 가요계를 분석한 후 “자연스레 K팝을 하는 아이돌들의 음악이 ‘벽’에 부딪힌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팝의 역사를 보면 복고가 유행하는 타이밍이 있다. 복고가 유행할 때를 보면 새로운 장르가 없는 거다. 새 돌파구가 없을 때 옛것을 찾더라. 이런 관점에서 보면 옛 가수들이 ‘옛것이 좋다’는 것을 실현해주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최근 복귀를 선언한 이들의 공통점이 ‘전통가요는 트로트’라는 편견 밖에 존재하는 가수들이라는 것에도 큰 의미를 부여했다. 록과 그룹사운드 등 세련된 음악을 추구, 매니아층의 절대적 지지를 받았던 가수들의 귀환이 환영받는 이유는 베이비붐 세대의 음악적 취향과 맞닿아 있었다.
홍성규씨는 “베이비붐 세대는 현재 70~80대가 된 분들과 문화가 다르다. 그들이 전통가요를 좋아한다면 베이비붐 세대는 70~80년대 록을 들으며 자란 세대”라며 “록과 팝을 좋아하는 그런 세대들이 윤항기, 조덕환 등의 음악을 찾게 되는 것 같다. 그래서 이런 가수들이 돌아와 베이비부머들의 새로운 문화를 형성해주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라고 분석했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뉴시스, C9엔터테인먼트, 대중음악문화진흥협회, JNH뮤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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