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보도의 대가' 이영돈 PD의 실수가 남긴 아쉬움
2015. 03.26(목) 16:54
이영돈 PD 식음료 모델 논란
이영돈 PD 식음료 모델 논란
[티브이데일리 양소영 기자] 탐사보도 프로그램에서 한 획을 그은 이영돈 PD가 식음료 모델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종합편성채널 JTBC 측은 26일, 이영돈 PD가 기획 연출을 맡은 '이영돈 PD가 간다'와 MC로 출연 중인 '에브리바디'의 방송 중단을 선언했다.

'이영돈 PD가 간다'는 방송 시작 전부터 많은 화제를 모았다. '그것이 알고싶다' '먹거리 X파일'등을 성공시킨 이영돈 PD가 JTBC와 손잡고 야심차게 만든 프로그램이었기 때문. 기대가 높았던 만큼 시작 또한 성공적이었다. 이영돈 PD는 과거 자신이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다루고, 영화 '그놈 목소리'로도 만들어지며 대국민적인 관심을 받았던 故 이형호 군 사건을 다시 파헤쳤다. 자비로 현상금 3000만원을 내걸며 시청자들의 제보를 유도하며 강렬한 시작을 알렸다.

이어 이영돈 PD는 대한민국 10대 점술가에 대한 내용을 다루며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수많은 시청자들의 이목이 집중된 상황에서 그는 건강에 좋은 그릭 요거트를 찾아내겠다고 나섰다가 때 아닌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방송에서 제작진은 우리나라의 그릭 요거트 판매 업체를 방문해 시음을 실시했다. 전문가들은 시판되는 요거트 중에서는 그릭 요거트라고 말할 수 있는 제품이 없다는 판단을 내렸고, 한 요거트 전문점의 제품을 먹고 난 뒤에는 "그냥 디저트 느낌이다"라고 혹평했다. 이에 해당 요거트 가게의 사장은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을 통해 '이영돈 PD가 간다. 그릭 요거트 방송 왜 이런 식입니까'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억울함을 호소했다.

결국 이영돈 PD는 방송을 통해 "제작진은 촬영 당시 가당 요거트만으로 테스팅을 진행했다. 그런데 해당 업체는 무가당과 가당 요거트 두 종류를 판매 중이었다"라며 제작진의 실수를 인정, 무가당 요거트를 검증하지 않은 것에 대해 사과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며칠 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이영돈 PD가 요거트 음료 모델로 활동 중'이라는 글과 사진이 퍼져 나가며 다시금 논란의 중심에 섰다.

JTBC 측은 26일, 공식홈페이지를 통해 "탐사 프로그램의 특성 상 연출자이자 진행자인 이영돈 PD가 특정 제품 홍보에 나서는 것이 부적절하며 탐사 보도의 주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제품의 광고 모델로 나선 것은 공정한 탐사 보도를 원하는 시청자 여러분들의 기대에 어긋난다고 판단한다"라며 이영돈 PD가 출연 중인 '이영돈PD가 간다'와 '에브리바디'의 방송을 중단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이영돈 PD는 티브이데일리에 "정확하게는 콜레스테롤 저하 기능성 음료다. 요거트는 아니다. 제품 자체는 기업 측에 논문도 보내달라고 해서 분석해보고 국민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서 모델을 하게 됐다"라며 "모델 제의가 많이 왔다. 모델 자체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연관성 자체는 없지만 시점이 맞물리면서 논란이 된 것 같다"라고 조심스럽게 해명했다.

또한 이영돈 PD는 "이건 나의 불찰이 맞다. 현재 자숙 중이다. 회사의 조치를 존중한다"라며 "모델료는 언론 피해 구조기금 같은 곳에 전액 기부할 계획이다"라는 뜻을 전했다.

앞서 이영돈 PD는 티브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아젠다'를 제시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고 더 좋은 사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다"라며 "사람들이 모르는 정보를 주고 나은 사회가 될 수 있도록 기여하고 싶다"라고 진심을 토로했다.

이영돈 PD는 자신이 직접 체험을 하고 자신의 몸을 통해 보여주면서 시청자들에게 전달하는 방식을 택한 것에 대해 시청자들이 조금이라도 더 쉽게 정보를 체득하길 바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인터뷰 내내 탐사보도 프로그램이 계속 만들어져야 하는 이유에 대해 어필했다. 또 잘못에 대해서는 인정하고 시정할 것이라는 의지를 표명했다.

무엇보다 그는 탐사보도 프로그램이 많지 많은 것에 대해 언급하며 "시청률도 그렇고 사회에 좋지 않은 것들 감춰진 진실을 발굴하고 그걸 프로그램으로 만들기는 힘들다. 갈수록 더하다. 그런 탐사보도에 대한 존중이 필요할지도 모른다"라고 말했다.

특히 이영돈 PD는 "탐사보도 프로그램을 만드는 건 필요하다. 종편에도 탐사보도 프로그램이 거의 없다. 만들기 힘들다. 지상파 프로그램도 많지 않지 않나. 아젠다를 만드는 일이 힘들다. 사회적인 존중이 필요하다. 물론 채찍질도 필요하고 격려도 필요하다. 일방적인 매도는 좋은 사회를 위해서 없어져야 한다. 예능프로그램과 뉴스만 있다면 언론의 중요한 일을 상실하는 거다. 탐사보도는 없고 가벼운 정보들만 있는 건 문제가 있다. 물론 잘못된 게 있으면 시정하면서 한 발 한 발 나아갔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그가 했던 말이 모두 거짓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탐사보도 프로그램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었던 이영돈 PD이기에 조금 더 신중한 취재와 세심한 고민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진한 아쉬움이 남는다.

[티브이데일리 양소영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송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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