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의 ‘수상한 동영상 사건’과 연예스타로 사는 법
2014. 09.15(월)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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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하영민 칼럼] 이병헌 입장에선 참으로 답답하고 속상하며 억울한 노릇일 수 있다. 연예계의 성공한 대선배로서 이제 막 연예계에 입문해 풍운의 꿈을 키우는 ‘딸’같은 후배에게 좋은 취지에서 허물없는 자리를 갖고 이런 저런 조언을 해줄 수 있었다. 그의 눈에 그 후배들이 얼마나 귀여웠을까? 또 얼마나 안쓰러웠을까?

그는 데뷔하자마자 손쉽게 스타덤에 오를 수 있었지만 나름대로 고민이 컸었다. TV 드라마의 탤런트로서는 승승장구했지만 그 이름값을 바탕으로 호기롭게 진출한 스크린에서는 연속해서 실패했다. 자신의 연기력과 존재감에 대한 의구심도 들었을 것이고, 드라마와 영화와의 간극에 혼돈도 겪었을 것이다.

그러나 결국 그는 해냈다. ‘공동경비구역 JSA’의 흥행성공으로 숙원인 스크린 점령을 이뤘고 이후 정상급 영화배우로서 탄탄대로를 달렸다. 그 뿐인가? ‘광해, 왕이 된 남자’로 1000만 배우가 됐으며 가장 많은 할리우드의 블록버스터에 주연급 배우로 출연하며 세계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영화배우로 우뚝 섰다.

그에게는 탤런트로든 영화배우로든 성공할 수 있는 나름의 노하우가 있을 것이고 그것을 가능성 있는 후배에게 전수하고픈 선배로서의 자비심도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 후배들이 자신의 친절을 악용해 터무니없는 액수의 돈을 달라며 협박했다. 술 한 잔 먹고 실수로 나온 말을 결정적 약점으로 붙잡고 자신을 파렴치범으로 몰아가며 오랜 시간 쉴 새 없이 일해야 벌 수 있는 돈을 내놓으라고 겁박했다.

돈의 액수를 떠나 서운하다 못해 괘씸했을 것이다. 그래서 자신의 이름에 먹칠을 할 수 있고, 아내 이민정에게 크나큰 실망을 안겨줄 수 있음에도 고소를 선택했다.

이 시나리오는 지금까지 신인 여자 연예인 2명이 이병헌과 술자리를 했고 여기서 이병헌이 음란한 말을 했는데 여자들이 이 장면을 촬영해 50억 원의 돈을 내놓으라고 협박하자 이병헌이 그녀들을 고소해 결국 피의자들이 구속됐다는 내용을 근거로 이병헌의 억울함을 대변한 것이다.

그리고 최근 피의자는 이병헌과 3개월간 교제를 했으나 그가 절교를 선언한 게 서운해 이런 사건을 벌였다고 주장했고 당연히 이병헌은 이를 전면 부인했다. 이 내용 역시 이 시나리오 안에 녹아들 수 있다.

여기서 우리는 피의자들이 결코 건전한 사고방식을 갖지 않았음을 의심할 정황을 발견할 수 있다.

왜냐하면 최소한 삼촌뻘은 될 법한 유부남 이병헌과 술자리를 가졌다는 점, 그 자리가 그의 집으로까지 이어졌다는 점, 그리고 이병헌의 잘잘못을 떠나 그의 음란한 언어를 구실로 엄청난 액수를 요구했다는 점 등이 바로 그것이다.

게다가 경찰은 이병헌의 위법행위를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 이쯤 되면 성희롱 등이 거론될 수도 있건만 이에 대한 논란은 전혀 떠오르지 않고 있다. 이병헌은 법적으로 완벽하다.

하지만 법과 도덕은 잣대가 다르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검경의 수사방식과 사법당국의 판결에 불만을 품지만, 일반적인 도덕적 판단에는 다수가 거부감을 갖지 않는 것에서 두 가지의 차별화는 확연하다.

법이 이 사회의 치안과 질서를 유지하고 국민의 생계를 돕는다면 도덕은 우리의 모든 삶의 기준과 가치 그리고 양심을 정해주는 바로미터다. 법과 도덕은 우열을 가리기 힘들고 비교 자체가 무의미 하지만 최소한 법이 추상같은 원칙만 고집하는 게 아니라 도덕을 도입하는 추세로 변해가는 현상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최근 22살의 남자 대학생이 7개월 된 자신의 딸을 60만원에 젊은 부부에게 팔았다 경찰에 적발됐지만 사법부는 양쪽을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는 이 중범죄에 대해 불임부부의 간절함과 아이를 더 나은 환경에서 자라게 만들고 싶어 했고 지금은 반성하며 아이를 잘 키우고 있는 아버지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 양측에 모두 집행유예를 선고한 게 좋은 예다.

그래서 우리는 이병헌이 법적으로 깨끗함에도 불구하고 도덕적으로 결코 떳떳할 수 없음을 지적하고 싶다.

시대착오적인 가정이긴 하지만 이병헌은 옛날 같으면 벌써 손주를 볼 나이다. 이 기준에 근거할 때 피의자들은 충분히 딸뻘이다.

물론 이병헌이 총각일 경우 피의자들과 술자리를 갖든, 연인관계가 되든 문제될 게 없다. 사랑엔 국경이 없으니까.

하지만 이병헌은 지난 해 결혼한, 아직은 신혼의 남편이다. 이병헌이나 아내 이민정이나 모두 톱스타다보니 바빠서 평범한 신혼부부들만큼의 깨 쏟아지는 시간을 즐길 여유가 적을 것이다. 게다가 이병헌은 한국과 할리우드를 오가고 있으니 함께할 시간은 더욱 부족할 것이다.

검은 머리가 파뿌리가 돼서도 그래야겠지만 신혼인 지금은 더욱 신부에게 신경 써야 할 남편 이병헌이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그로서는 후배들에게 조언 해주겠다며 술자리를 가질 시간이 없다. 시간을 쪼개 사는 그로서는 그 시간이면 아내에게 충실해야 한다.

게다가 그는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영화배우로서도 적절치 못한 행동을 했다. 오얏나무 아래선 갓끈도 고쳐 매지 말고, 오이밭에선 신발끈도 고쳐 매지 말라고 했다. 그의 잘못이건 악의적인 세력의 모함이건 그는 여자문제로 구설수에 오른 ‘전력’이 있으며 실제 헤어진 여자친구와의 불미스러운 일로 모양새를 구긴 바 있다.

그런 모든 어려움을 딛고 사랑하는 아내를 맞아들인 그로서는, 그리고 한국의 ‘얼굴’이 된 그로서는 구설에 오를 수 있는 자리는 애초에 가지도 말고 만들지도 말았어야 옳았다.

연예인은 정치인이나 공직자가 아니기 때문에 도덕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편이다. 자유분방한 사고방식을 지닌 서구사회에서는 더욱 그런 듯 비친다. 하지만 불화설을 야기했던 가수 제이 지와 비욘세가 최근 제이 지의 신곡을 통해 둘째 임신 사실을 알리며 가정을 지키려는 모습을 보이는 데서 알려주듯 그들의 가족을 향한 애정과 가정의 소중함에 대한 절실함은 각별하다.

우리나라 역시 오래 전부터 가족의 소중함과 편안한 가정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최고의 미덕으로 삼아 왔다. 잘 생기고 인기와 돈이 많은 이병헌으로서는 충분히 자유분방한 이성관계를 가질 수 있다. 그가 싫다고 해도 여성들이 적극적일 가능성도 높다.

하지만 그것은 총각 때 얘기다. 이병헌보다 훨씬 더 많은 전 세계 여성 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브래드 피트는 앤젤리나 졸리와의 사실혼 이후 일 이외에는 가정에 ‘헌신’하며 살아왔으며 최근 정식으로 결혼식을 올리며 졸리에 대한 최대한의 예우를 갖췄다.

이처럼 서구사회조차 가족과 가정을 최고의 값어치로 치는 이유는 사람에게 있어 최상의 행복의 가치관은 가족에게서 나오기 때문이다. 게다가 할리우드조차 동양식 예절과 도덕에 대한 값어치를 존중하며 배우고자 하는 자세로 바뀌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만하다. 서양은 동양을 배우는데 어쩐지 우리나라는 자꾸 서양의 부도덕을 닮으려 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연예인으로 사는 길이 녹록치 않음은 연예인이 이제 더 이상 광대나 딴따라가 아니라 대중이 우러러보는 우상으로서 위상이 하늘을 찌르고 있으며 청소년의 롤모델인 ‘공인’의 위치로 격상됐기 때문이다. 그 배경은 중세에는 클래식 뮤지션들이 궁중에서 왕족과 귀족을 위해 연주했던 수준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연예인의 지위가 급상승해 일본총리의 배용준을 향한 ‘짝사랑’처럼 한 나라의 지도자조차 연예스타와 식사하는 게 영광일 정도로 연예스타가 국민적 영웅이 됐기 때문이다.

이는 엔터테인먼트 사업이 그만큼 이 사회의 정서를 아우르고 다스리기 때문이다. ‘별에서 온 그대’가 중국에 치맥열풍을 일으키고 전지현을 부활시켰으며 김수현을 진짜 외계에서 온 듯 한 별로 만드는 사회적 현상은 엔터테인먼트 사업과 연예스타의 현주소를 피부에 와 닿게 한다. 그래서 연예인으로 사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게다가 남편 역할까지 동시에 해내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

하지만 의식의 변화로 이를 아주 쉽게 만들 수 있다. 남들과 똑같이 화장실 다니고 방귀 뀌는 자신을 수많은 사람들의 우상으로 만들고, 엄청난 천재도 아니고 큰 사업가도 아닌 자신을 내로라하는 갑부로 만들어준 은인이 바로 팬이고 그래서 기업이윤의 사회 환원 차원에서 행동하고 양심적으로 생각한다면 일반인의 삶보다 윤택하고 풍성하며 행복할 것은 자명하다.

한국 영화계의 맏형인 ‘안선배’ 안성기를 두고 영화계에서 하는 말을 이병헌은 귀담을 필요가 있다. 안성기는 영화계의 모든 사람들이 인정하는 완벽한 인격형성의 대표다. 지나치리만치 완벽하다보니 일각에선 만약 그게 연기라면 그는 엄청나게 힘든 삶을 살고 있을 것이라고 수군댄다. 후자일 리는 없겠지만 이병헌 정도의 스타라면 억지로라도 후자의 예로 가는 게 바람직하다. 불꽃 튀는 세계적 비즈니스의 한 복판인 할리우드에서 월드스타가 된 그가 모를 리 없겠지만 노파심에서 몇 자 적어봤다.

[티브이데일리 하영민 칼럼니스트 news@tvdaily.co.kr / 사진=티브이데일리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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