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이소담 기자] “‘치고 달려라’ 알아도 타카피는 모르더라고요.”

프로야구 열기가 연일 뜨거운 가운데 야구팬이라면 모를 리 없는 노래가 있다. 바로 케이블 채널 KBS N SPORTS 야구 중계 때마다 흘러나오는 곡. 바로 ‘치고 달려라’다.

KBS 야구 공식 주제가인 ‘치고 달려라’는 지난 2009년부터 4년 째 매년 새로운 버전으로 야구팬들을 만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익숙한 노래에도 불구, ‘치고 달려라’를 부른 가수가 밴드 타카피라는 사실을 아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10년차 밴드 타카피는 최근 KBS2 밴드서바이벌 ‘탑밴드2’(톱밴드2, TOP밴드2)에 참가, 치열한 서바이벌 경쟁을 펼치고 있다. 2차 예선 트리플 토너먼트를 통과한 타카피는 3차 예선 300초 슬라이딩 경연 방송에서 자신들의 모습이 어떻게 비쳐질 지 궁금해 하며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밴드가 방송에 나갈 기회가 거의 없었죠. 밴드 음악 자체를 방송에서 접하기 힘들고요. 그러던 중 ‘탑밴드’를 봤다. 시즌1 당시 라이브 시스템으로 진행되는 걸 보고 저런 무대라면 우리도 서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죠.”(타카피 보컬 김재국)

타카피는 사실 이미 ‘탑밴드’ 무대 경험을 갖고 있다. 시즌1 당시 축하공연을 통해 방송에 출연했었다. 이것이 타카피에게는 10년 밴드인생 중 세 번째 공중파 출연이었다. 2003년 KBS2 ‘윤도현의 러브레터’, 지난해 KBS2 ‘음악창고’가 10년차 밴드 타카피의 공중파 출연 이력 전부다.

“밴드 결성 10년 정도 되니까 매너리즘에 빠지기 시작했다. 정규 앨범을 5장 내고 ‘치고 달려라’라는 노래가 알려지긴 했지만, 타카피는 모르더라. 노래만 알고 우리를 모르니, 얼굴 없는 밴드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해한다.”

처음 타카피가 ‘탑밴드2’ 1차 예선에 접수했을 당시 많은 이들이 놀라워했다. 10년차 밴드가 자신들의 음악을 심사받는 자리에 나온다고 선언했으니 말이다.

“인디씬에선 타카피가 어느 정도 이름이 알려졌기 때문에 우리가 나가면 머뭇거리며 참가를 망설이던 밴드들이 나올 거라 생각했다. 실력 좋은 밴드들이 그냥 묻힐 순 없지 않나.”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탑밴드2’에 참가한 타카피는 2차 예선에서 자신들의 히트곡 ‘치고 달려라’로 관록이 묻어난 훌륭한 무대를 선사했다. 하지만 이들이 기대와 달리 ‘탑밴드2’는 낮은 시청률로 인해 잠시 주춤하고 있다. 이에 타카피 보컬 김재국은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렇게나 좋은 밴드들이 나오는데 시청률이 낮다는 게 아쉽다. 시즌1에선 톡식이나 게이트플라워즈처럼 참신하고 신선한 얼굴들이 나와서 좋았는데 이번엔 프로 밴드들이 나와서 아쉽다는 소리도 있더라. 우리 같은 10년차 밴드가 나오니 무대를 보고도 ‘잘하네’에서 그치는 것 같다. 설렘이 없는 거다. 하지만 그들이 무대에서 긴장하고 떠는 모습도 볼만하지 않나. 10년차건, 신생 밴드건 음악에 대한 열정과 자신의 음악을 알리고 싶은 마음은 똑같다.”

이름 있는 밴드들의 잔치란 비판 속에 어쨌거나 타카피는 3차 예선에 진출했다. 그들만의 리그가 될 것이란 예상과 달리 타카피 김재국은 “정말 치열했다”고 300초 슬라이딩 무대 당시를 회상했다.

“다들 대단하더라. 무대를 마치고 순위표를 보는데.. 표정관리가 안됐다. 대기실에 있는데 다들 자꾸 걱정하며 이런저런 말을 하길래 똥 씹은 표정으로 나가버렸다. 솔직히 쪽팔렸다. ”

10년차 밴드 타카피를 긴장하게 만들 정도로 300초 슬라이딩 무대는 반전의 연속이었다. 과연 타카피는 프로, 아마추어 밴드들의 무한 경쟁 속에서 합격할 수 있을까. 이들의 결과는 매주 토요일 오후 11시 25분에 방송되는 KBS2 밴드서바이벌 ‘탑밴드2’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티브이데일리 이소담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어퍼컷레코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