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영 "차갑고 도도한 악녀? 원래는 무서워서 댓글도 못 보는 겁쟁이" [인터뷰]
2012. 05.31(목)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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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곽현수 기자] 최근 종영한 SBS 주말드라마 ‘바보엄마’(극본 박계옥, 연출 이동훈)은 엄연히 하희라와 김현주의 이야기였다. 딸을 위해 무엇이든지 퍼 주려는 모정과 이를 받아들이는데 서투른 딸의 관계를 그리는 것이었기 때문에 다른 배우들이 모두 묻혀버린다고 해도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오채린 역을 맡은 유인영은 의도한 것이든 아니든 결국 ‘바보엄마’ 중 최고만을 연기한 신현준과 함께 가장 눈에 띄는 캐릭터로 등극했다. 아마 드라마 속 거의 유일한 악역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유인영은 ‘바보엄마’가 끝난 소감을 묻자 “아쉽다”는 말부터 꺼냈다. 그녀는 “전작을 할 때도 아쉽다는 생각을 했지만 이번 작품은 그런 생각이 더 많이 들었다”며 “왜 그 때 이렇게 연기하지 못했을까라는 후회가 많이 되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정작 촬영장에서 유인영이 보여 준 몰입도는 매우 높았던 모양이다. 그녀의 말에 따르면 연적이자 라이벌로 나오는 김현주를 실제로 질투했을 정도였다니 말이다.

“박정도 역의 (김)태우 씨가 김현주 씨에게 잘해주고 감싸주는 모습들이 가끔 나와요. 그 때마다 저도 모르게 김현주 선배한테 눈을 흘기고 실제로 질투까지 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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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오채린의 캐릭터에 완벽한 감정이입을 보여줬던 유인영이지만 “초반에는 박정도와의 관계가 정말 사랑하는 것인지 아니면 서로 필요에 의한 것인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고 토로했다.

“선배들과 대화를 나눠보고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들으면서 그런 어려움들을 해결했어요. 그리고 난 후에는 ‘바보엄마’ 속의 저는 정말로 박정도를 누구보다 사랑할 수 있었죠”

그 둘에게는 사랑이었을지 몰라도 시청자들에게는 엄연히 불륜이었다. 특히 유인영은 극 중에서 유독 악행을 많이 저질러 시청자들의 따가운 눈총을 피하지 못했다. 게다가 더 큰 어려움은 ‘미우나 고우나’의 악역 봉수아가 아직도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에서 악역을 연기해야 했던 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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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길을 가면 ‘수아’라고 불러주시는 분들이 많아요. 그리고 정확히 따지면 재벌집 딸에 성격도 안 좋은 캐릭터는 딱 세 개뿐인데 유독 그 작품들이 시청률이 잘 나왔어요. 그래서 차가운 이미지로 기억해 주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서 조금 억울해요”

“‘바보엄마’를 선택할 때 고민을 많이 했어요. 이미지가 굳을까봐. 그런데 신현준 선배가 ‘이건 원작소설이 있는 드라마기 때문에 우리는 모녀의 이야기가 부각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해야한다’고 말씀하셔서 ‘내가 내 캐릭터를 잘 만들면 정말 좋은 드라마가 나오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오채린 역할을 하게 됐어요”

결과적으로 그녀의 선택은 적중했다. ‘바보엄마’는 종영까지 많은 화제를 뿌렸고 유인영이 펼친 악역연기까지 시청자들의 뇌리 속에 각인 됐다. 물론 이전처럼 이 악역 이미지를 벗으려 얼마나 시간이 흐를지 모른다. 그래도 유인영은 “주어진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는 각오다.

“경력이 쌓일수록 자꾸 걱정거리가 많아져요. 내가 이걸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같은 생각들말이죠. 그럴 때마다 자꾸 슬퍼지더라고요. 예전의 겁없고 거침없던 제 자신이 점점 없어지는 것 같아서요”

배우로서 겪어야 하는 성장통이 조금 늦게 온 것일까. 그녀는 인터뷰 내내 생각이 많아졌다며 연기와 배우라는 직업에 대한 고민을 거듭하고 있음을 전했다.

“도전하고 싶은 건 많지만 제가 ‘이걸 하고 싶다’고 해서 당장 주어지는 게 아니잖아요. 더 열심히 하면 언젠가 감독님께 직접 찾아가 저 이 역할 하고 싶다고 말할 수 있는 날도 오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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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영은 현재 또 다른 변화의 갈림길에 서 있는 듯 했다. ‘연기는 아무리 배워도 끝이 없다’는 말을 이제야 실감하고 있는 모양이다.인터뷰 말미 유인영은 앞으로의 바람을 묻자 “이제는 사람들과 소통을 하려고 한다”며 자신에게 씌워진 차가운 이미지를 벗어던지겠다“고 말했다. 세 작품만으로 굳어진 도도한 이미지가 어지간히 억울했던 모양이다.

“사실 저는 겁쟁이라서 팬 분들이 좋아해 주시는 것도 아직 어색하고 무서워서 인터넷 댓글도 못 봐요. 그래도 이제는 뭔가 보여드려야 할 때가 아닌가 싶어요. 만약 이후에 제가 좀 빠르게 다가가더라도 놀라지 말고 예뻐해주셨으면 좋겠어요”

[티브이데일리 곽현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송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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